• 숙소 알아보기

     유학 준비를 하면서 많이 궁금해하시는 것 중에 숙소를 구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일본 거주할 곳을 찾는 것에 대한 배경지식이라고 생각하시고 편하게 읽어주세요.
     이후 각 숙소에 대한 장단점, 얻는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유학개요」-「숙소에 대해서」의 글을 참고해주세요.

     사실 유학 준비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너무나 당연히 학교의 선택이지요. 그런데 학교를 잘못 선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혼자서 찾아보시는 분의 경우는 정보의 부족으로 자칫 이상한 학교를 고를 수 있지만 적어도 유학원을 통해서 학교를 찾으시는 분의 경우에는 실패할 만한 학교는 보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실상 유학생활이 편하고 힘들고는 학교가 아닌 숙소에서 좌우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좋은 숙소를 구하려면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최고이지만 그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출국전에 여행으로 가서 가계약이라도 해놓고 오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일본에서는 부동산을 얻는 방식도 한국과 다르고 기타 부대시설에 대한 관리도 어렵습니다. 유학을 혼자 준비하시는 경우 그냥 호텔에서 일주일 정도 묵으면서 천천히 부동산 알아보고 찾겠다는 생각으로 가셨다가 호텔에 한 달 넘게 있게 돼서 낭패였다는 소문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사실관계는 알 수 없지만 충분히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되는 분이 있으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최근 전세가 많이 사라졌지만 일본을 포함한 외국에는 전세제도가 아예 없습니다. 그러니 월세만 얻을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의 경우 보증금이 비싸고 월세는 저렴한 반면 일본의 경우 보증금은 싸고 월세는 비쌉니다. 서울에서 학생들 방 얻을 때 보통 저렴한 방이라면 500/40 정도로 생각되는데요. 도쿄의 경우 서울 비교방과 비슷하게 얻으려면 300/80 정도는 되어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한국은 보증금만 지불한다면 특별히 세입자에게 더 요구하는 것이 없지만 일본의 경우 보증인(일본인이어야 함)을 세워야 합니다. 유학 가는 학생이 일본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물론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보증을 서주는 업체도 있기는 합니다. 그리고 외국인에게는 방을 대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방을 얻을 때 아셔야 하는 것이 보증금 외에 레이킹, 부동산 수수료, 청소/수리비, 갱신비 등이 있습니다. 레이킹은 한국에 없는 개념으로 집 주인에게 집을 빌려줘서 고맙다는 일종의 사례금입니다. 월세 1, 2개월분을 지불합니다. 또 부동산 수수료도 한국의 경우 대체로 10~20만 원 정도면 충분하지만 일본의 경우 월세 1개월분입니다. 또 계약이 끝나고 나올 때도 청소/수리비 명목으로 내야 하는 돈(보통은 보증금에서 제외하고 돌려주기도 합니다.)도 있습니다. 처음 입주 상태와 동일하게 해놓고 나와야 해서 못질 하나도 사실 맘대로 하기 어렵습니다. 계약 해지때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입주 직전 동영상으로 집 구석구석을 촬영해 놓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래서 처음 방을 얻을 때 300-80짜리 방이면 평균 600만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대학유학의 경우 4년 정도 있어야 하는데 2년 계약후 재계약을 한다거나 전문학교 졸업 후 취업이 근처로 되서 계속 살아야 할 때도 재계약을 하는데 이때 월세 1, 2개월분의 계약 갱신비를 내야 합니다.

     여차저차 방을 얻었다고 해도 문제는 계속 됩니다. 이제 전기, 수도, 가스 등을 연결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신청을 하려면 전화번호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전화를 먼저 개통하셔야 하고, 전화를 개통하려면 주소 등록이 먼저 되야 하지요. 그래서 가급적 도착날 당일부터 바로 이런 절차를 다 하셔야 합니다. 전기와 수도야 이미 연결이 되어 있으니 신청이 좀 늦어도 대체로 사용 되기는 하지만 가스는 직원이 와서 연결하게 됩니다. 신청이야 인터넷으로 하면 되니까 일본어 실력이 좀 부족해도 어떻게 해결이 되지만 가스의 경우 직원과 시간 약속을 잡고 와서 설치하고 하는 과정이 있기에 일본어가 안되면 당연히 힘들 수 밖에 없지요. 사전 신청을 도와줄 지인이 있다면 괜찮지만 그런 분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잖아요. 그리고 사용요금의 경우 한국에 비해 평균 2~3배정도 비싸기 때문에 한국에 있을 때처럼 쓰시면 요금만 한달에 10만원은 그냥 넘게 됩니다.

     또 의외의 복병은 인터넷입니다. 한국처럼 빠른 인터넷도 아닌데도 요금을 4~6만 원 정도는 내야 합니다. 설치비도 당연히 나옵니다. 10~20만원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국처럼 설치 무료 개념은 없어요. 설치도 한국처럼 빠르지 않습니다. 보통 신청 후 2~3주 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전화 한통으로 설치하고 해지하고는 불가능하고, 서류로 보내고 하는 회사도 있기에 입주하시고 한달 가까이 못쓰실 수도 있구요. 해지 때도 내일 해달라고 했다가 몇 주 걸린다는 얘기에 비자 만료로 귀국했다가 다시 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은 반드시 한 달 전에는 꼭 설치/해지 신청해야 합니다. 이게 귀찮아서 집에 인터넷 설치 안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핸드폰 요금을 좀 비싸게 하고 데이터를 많이 사용하시거나 홈 와이파이 방식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이런 사항은 나중에 자세히 안내해드릴게요. 전기, 수도, 가스도 당일이나 2~3일 전에도 해지가 가능하긴 하지만 뭔가 더 복잡하게 말싸움에 서류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으니 모든 설치/해지 준비는 한 달 전에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입주하시면 정말 써~~~얼렁한 방을 만나게 됩니다. 가구나 가전이 일체 없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국은 풀옵션 원룸이 많아서 이런 점을 놓치시는 분들도 많아요. 당연히 다 있겠지 했다가 아무것도 없이 살아야 하는 자신을 발견합니다.(집 보러 다니면서 없는 것을 봤는데도 계약하고 나면 가져다 주겠지란 생각은 왜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그래서 부랴부랴 TV, 냉장고, 가스렌지, 전자렌지, 책상, 옷장 등을 눈물을 머금고 중고로라도 구매하게 되지요. 또 100만원 정도가 안녕입니다. ㅠㅠ 이걸로 문제가 끝일까요? 이렇게 산 것을 귀국할때는 다 처분하고 와야 합니다. 처분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월세를 얻어서 산다는 것은 실제로 일본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살아본다는 점에서 큰 경험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많은 난관이 있지요. 그래서 전문적으로 외국인에게 이런 월세방을 대여해주는 업체가 있습니다. 보증인을 세울 필요도 없고, 기숙사처럼 공동생활은 아니고 월세로 독립은 되면서도 전기, 수도, 가스 등의 설비에 대해 신경 안써도 되고, 가구나 전자제품 등도 다 비치가 되어 있습니다. 대신 이런 곳의 경우 월세 100만원 이하는 찾기 어렵습니다.

     일반적인 월세를 얻어서 자유롭게 사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 이러한 이유로 유학생 분들에게는 처음 가셔서 3개월은 기숙사(라고 쓰고 고시원이라고 읽는다^^)에 입주하시는 것을 추천 드리고 있습니다. 저희 유학원의 경우 도쿄본사에서 일본인 직원의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월세 얻는 것도 도와드리기도 하지만 취업이 아닌 유학으로 오시는 분들은 월세로 집을 얻는 것이 자유롭다는 장점 외에는 다른 장점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기숙사에서 먼저 거주하면서 일본 생활에 적응하고 난 다음 천천히 집을 알아보러 다니면 준비에 만전을 기할 수 있습니다.

     제휴 기숙사의 경우 단체 생활이기 때문에 좀 불편한 점은 있지만 처음에만 좀 그렇고, 지내다 보면 방만큼은 혼자 쓰는데다가 전기, 수도, 가스 등의 사용에 제한이 없고, 가구나 기본적인 전자제품도 갖추어져 있고, 인터넷도 마음껏 쓰면서도 연체나 신청, 해지에 대한 부담이 없으니 오히려 더 마음 편하다는 의견이셨습니다. 월세 70~80정도만 내면 다른 금액은 일체 들지 않는데다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숙소에 아주 오랜 시간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 사람들과 트러블도 생각보다는 많지 않아서 대부분 2년 이내의 유학생의 경우에는 기숙사로 만족하십니다. 그래서인지 아직 기숙사 사시다가 집으로 나가시는 경우는 거의 없으셨습니다. 간혹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끼리 1/n의 개념으로 조금 넓은 집으로 가서 공동생활을 하시는 경우는 있었습니다.

     집을 얻을 때 꼭 확인하셔야 하는 것 중에 하나가 교통편 확인입니다.​ 한국에서는 사실 역과 얼마나 떨어졌냐만 따지면 되지만 일본은 그 역과 학교(직장)까지의 요금이 얼마냐도 잘 보셔야 해요. 월세 10만원 아끼느라 멀리 잡았다가 교통비가 10만원 더 나오면 손해겠지요? 학교에서 정기권을 구매할 수 있다면 10만원이나 더 나올리는 없지만 단기로 가시는 분들의 경우에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시간까지 생각한다면 5만원의 이득도 되지 않을 듯 합니다. 일본의 경우 아르바이트(직장)에서는 교통비를 지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먼 곳에 사는 사람들은 잘 뽑으려 하지 않는 느낌이 있습니다.

     교통비 감이 안오시면 예를 하나 들어드릴게요. 짱구는 못말려는 누구나 다 아실 것 같은데요. 짱구 아빠가 출퇴근을 하잖아요. 일본판으로 애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짱구네 집은 카스카베라는 역이고 짱구 아빠 회사가 있는 곳은 가스미가세키 역입니다. 시간은 1시간 정도 요금은 680엔입니다. 그러니 왕복 2시간 정도에 1360엔이죠. 그럼 하루 교통비가 15000원 정도라고 생각되네요. 그럼 한 달이면 30만원이 넘습니다.(정기권의 경우라면 월 22~25만원 정도) 게다가 집에서 역까지나 역에서 회사까지 또 버스를 타야한다면? 환승도 안되는 일본에서? 일본인들에게 이런 상황이 특이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회사에서 교통비를 어느 정도 보조를 해주는 이유가 됩니다. 물론 유학생이 이 정도까지의 거리에 방을 얻지는 않겠지만 일본인들에게 한시간 정도의 출퇴근은 오히려 가까운 편에 속합니다. 전에 일하시던 저희 회사 도쿄 직원분은 집까지 편도 2시간이라고 해서 처음엔 솔직히 안믿겼습니다.^^



    ​  또 하나는 주변의 편의시설입니다. 일본의 주택가를 가보시면 한국과 분위기가 또 다릅니다. 한국은 주택가라고 해도 집 앞 1분 정도 거리에 마트나 편의점이 한둘은 있잖아요. 그런데 일본의 완전 주택가의 경우 좀 한참 나와야 마트나 편의점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에 비해 식당이 비싼 편이지만 식재료 물가는 매우 저렴합니다. 그래서 요리해서 먹으면 한국보다 식비는 적게 듭니다. 하지만 혼자 생활하는 유학생이 매 끼니 직접 요리해 먹는 것은 힘들죠. 그래서 도시락이나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 할 수 있는 식당이 있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러니 방을 얻으러 다닐 때 방만 보지 마시고 주변 시설도 같이 보세요.

     글이 엄청 길어졌네요. 중요한 내용도 없으면서요..^^
     하지만 한국과 많이 다르구나 라는 생각은 드셨을 것 같아요. 그럼 제 글을 잘 읽어주신 것입니다. 그 차이를 아시고 준비하시면 큰 문제가 안생깁니다. 늘 "한국에서는 이런데 일본에서도 그렇겠지"하시다가 문제가 생기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