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연말연시에 참 많은 것을 하게 됩니다. 한국은 설날이 거의 1월말에서 2월초에 있기 때문에 정작 연말연시에는 타종 외에는 그다지 큰 이벤트가 없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데 잘 보면 우리도 예전에 비슷하게 했던 것들이 꽤 많습니다. 한번 잘 비교해 보시고, 일본에 계시는 분들은 잘 활용해 보세요. 일본에서 12월은 1년을 마무리하는 시기이며, 새해를 맞는 준비를 하게 되는데, 옛날에는 스님을 모시고 독경을 했기 때문에 스님들이 바쁘시다고 해서 12월을 시와스(師走)라고도 합니다. 연하장도 많이 쓰는 시기인데, 최근에는 이메일로 대체하는 경우도 많아진다고 하네요. 신년을 맞이하는 의미로 오오소우지(大掃除)(대청소)를 합니다. 스스하라이(煤払い), 스스하키(煤掃き)라고도 합니다. 조상의 위패를 모시는 부쓰단(仏壇)이나 가미다나(神棚)를 정성들여 청소하고, 청소를 위해 털개를 빗자루 모양으로 만들어 쓰는데 잘 놔두었다가 보름때 불놀이를 하면서 태우며 복을 빕니다. 가도마쓰(門松)를 준비하는데 정월에 후손들을 찾아와 1년의 복을 주는 정월신이 길을 해매지 않게 하기 위해 소나무나 대나무를 이용해 장식하는 것을 말합니다.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타지에서 생활하는 가족들도 돌아와서 함께 묵은 해를 보내는 의미로 도시코시소바(年越しそば)를 먹습니다. "도시코시소바는 다른 집에서 먹지 말라"는 경고도 있고, "도시코시소바를 함께 먹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가족의 연대감을 나타내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이기 때문에 밤새 이야기를 나누어야 해서 야식으로 즐기고 있고, 빨리 잠들면 머리가 희어진다는 미신이 있다고 하네요. 특별히 정해진 소바가 아니라 아무 소바여도 상관이 없습니다. 최근에는 소바만 아니라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도시코시라는 이름을 붙혀 먹기도 합니다. 도시코시스시, 도시코시라멘, 도시코시스키야키 등등 말이죠. 역시 31일 밤에는 NHK에서 진행하는 코하쿠우타갓센(紅白歌合戦)을 보는 것도 전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과거 겐페이갓센(源平合戦)으로 유명한 헤이시(平氏)와 겐지(源氏)의 싸움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고독한미식가도 연말특집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전통이 되는 날이 오길 바래봅니다.^^ 한국도 케이블 채널이 생기기 전까지는 MBC 가요대제전이 중요 행사였습니다. 자정이 임박해지면 제야의 종을 칩니다. 이것을 죠야노카네(除夜の鐘)라고 합니다. 이때 종을 108번 치는데 그래서 햐쿠하치노카네(百八の鐘)라고도 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108번뇌를 나타냅니다. 107번은 자정이 되기 전에 계속 치다가 마지막 108번째를 0:00:00에 맞춰서 치게 됩니다. 한국에서도 종을 치지요. 제일 유명한 것은 종로 보신각 종 타종입니다. 한국은 33번 치는데 이도 역시 불교의 영향입니다. 관세음보살님이 중생을 구하기 위해 33천으로 분신하는데서 유래했습니다. 참고로 조선시대에는 4대문을 여는 인시(새벽 4시쯤)에도 33번 타종했었습니다. 1월 1일 오전에 하츠모데(初詣)를 합니다. 신사나 사찰에 가서 참배 하는 것을 말합니다. 부적이나 화살, 달마인형, 복주머니 등을 사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특히, 31일밤에 가서 1월 1일까지 밤새워 있는 것을 니넨마이리(二年参り)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일본도 해돋이 보는 것은 예외가 아닙니다. 이를 하츠히노데(初日の出)라고 합니다. 전 해돋이는 너무 추워서 가급적 보지 않고 있습니다. 평생 두 번 정도 본 것 같아요. 서울에 계신 분들은 멀리 말고 아차산 추천합니다. 의외의(?) 명소입니다.^^ 1월 1일 설날에는 오세치요리(御節料理)를 먹습니다. 이날은 음식을 만들지 않고 연말에 도시락으로 만들어 두었다가 이것을 꺼내어 먹습니다. 지역에 따라 내용은 다르지만 오세치요리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것은 다시마(こぶ)입니다. こぶ는 경사스럽다는 뜻의 喜(よろこ)ぶ와 발음이 같아서 새해의 경사스러움을 더해주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최근에는 집에서 만들지 않고 다른데서 사다가 먹기도 하는데 형식을 제대로 갖춘 것은 제일 싼게 10만원을 넘을 정도로 비쌉니다.ㅠㅠ 1년간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장수를 기원하는 술도 마시는데 이 술을 오토소(お屠蘇)라고 합니다. 저는 술을 마시지 못하기 때문에 술잔에 물을 따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오조니(お雑煮)라고 하는 일본식 떡국도 먹습니다. 정월신에게는 동경(구리 거울)을 연상시키는 동그란 찹쌀떡을 바치게 되는데 이것을 가가미모찌(鏡餅)라고 합니다. 떡 외에 곶감이나 다시마도 함께 올리기도 합니다. 가미다나나 도코노마에 모셔둡니다. 11일에 가가미모찌를 치우게 되는데 가족이 모여 함께 구워먹습니다. 이걸 가가미비라키(鏡開き)라고 합니다. 가키조메(書初め)라고 해서 신년의 각오나 축하의 붓글씨를 쓰기도 합니다. 쓰고보니 정말 연말연시에는 할게 많네요. 이거 외에도 아마 제가 모르는 다른 것들이 많이 있겠지요? |
보통 12월 31일까지는 よいお年(とし)をお迎(むか)えください。 来年(らいねん)もよろしくお願(ねが)いします。 라고 합니다. 1월 1일 땡(?)하면 明(あ)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今年(ことし)もよろしくお願(ねが)いします。 라고 합니다. 明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를 새해 맞기 전에 하시면 당황해합니다. ㅎㅎ 연말연시를 일본에서 맞으시는 유학생 분들도 미리 이런 것들을 알아두신다면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일본인들과 더 친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응원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